TREND TALK TALK

6월의 TREND TALK TALK

글 _ 노준영 (디즈컬 편집장 겸 칼럼니스트)

 



새로운 대세의 등장

스낵컬쳐

 

가수 넥스트의 노래 ‘도시인’에는 ‘쫓기는 사람처럼 시곗바늘을 본다’는 가사가 나온다. 그렇다. 우리는 늘 바쁘다. 때로는 일 때문에, 때로는 스스로에게 투자하느라 늘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스낵컬쳐’의 등장은 필연적이었다. 스낵컬쳐란 과자를 먹는 것처럼, 짧은 시간 안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뜻한다. 주로 출퇴근할 때나 업무 중 잠시 휴식을 취할 때와 같이 자투리 시간에 소비가 이루어진다. 대표적으로는 웹툰, 웹드라마, 웹소설 등이 있다. 방송국들도 각종 프로그램을 짧게 편집한 하이라이트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있다.
네이버 웹툰은 전년 대비 거래액이 60% 이상 증가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웹드라마도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며, 공중파 방송까지 진출했다. 그만큼 이 콘텐츠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며, 이는 곧 수익과도 직결된다. 한마디로, 수익을 내고 화제성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가 이미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광고 캠페인 시장에도 스낵컬쳐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는 신형 자동차를 출시하며 총 8편의 시리즈 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는 편당 12초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제작되었는데, 간결하면서도 빠른 스토리 전개로 큰 관심을 받았다. 최근 참치송 열풍을 일으킨 동원참치 광고도 같은 맥락이다. 동원참치 광고는 중독성 있는 음악과 빠른 편집으로 ‘스낵컬쳐’의 장점을 잘 살리며 국내 CF 중 유튜브 조회수 1위에 올랐다.
대중들은 빠르고 직관적인 이야기를 원한다. 남는 시간에 즐길 수 있고 공유하기 수월한 콘텐츠를 좋아한다. 기업은 알리고 싶은 포인트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표현하고, 이를 빠르게 전개해야 한다. 그래야 대중이 즐길만한 ‘스낵컬쳐’를 만들 수 있다.


 





방구석 1열에서 즐기는

온택트(Ontact)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방구석 1열’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한 TV프로그램의 이름이기도 한 ‘방구석 1열’은 마치 현장에 있는 듯 방에서 스마트폰으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을 뜻한다. 방탄소년단은 유튜브를 통해 ‘방방콘’이란 이름으로 콘서트와 팬미팅 현장을 스트리밍했다. 이틀간 총 224만 명이 접속했으며, 조회수는 무려 5000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방구석 1열’은 국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팝가수 레이디 가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자선 온라인 콘서트 ‘원 월드: 투게더 앳 홈’을 기획해 선보였다. 전 세계 100여 명의 최정상급 뮤지션들이 자신의 집과 스튜디오 안에서 무대를 꾸며 큰 화제를 모았다.
비대면 서비스에 연결을 더한 것을 일컫는 온택트(Ontact). 이는 키오스크, 스타벅스 사이렌오더와 같은 언택트의 일종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언택트가 주문이나 결제 같은 부분에 한정된 단순한 개념이었다면, 온택트는 이미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학교와 학원 현장에서 온라인 교육을 실험하고, 각종 강연이나 회의는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스트리밍 되고 있다.
앞으로 기업과 콘텐츠 생산자는 단순히 비대면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온라인으로 대중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대중은 온택트 환경에서도 오프라인처럼 보고 느끼길 원한다. 이를 해소해 줘야 경쟁에서 앞설 수 있다. 언택트의 등장은 우리에게서 ‘접촉’을 앗아갔지만, 온택트가 새로운 개념의 ‘접촉’을 가져왔다. 대중에게 생동감 넘치는 소통의 경험을 제공하자. 머지않은 미래에는 ‘완전한 온택트’를 어떻게 구현하는가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 여부가 갈릴 것이다.

  

 





개인화를 말하다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

네이버가 총선 이슈로 잠시 중단했던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다시 시작했다. 새로워진 급상승 검색어에는 몇 가지 변화가 있었는데 먼저, 검색어 순위의 가중치를 설정할 수 있게 되었다. 사용자가 선호하는 주제나 연령 정보를 입력하면 이에 맞는 급상승 검색어가 등장한다. 과거에는 사용자 모두 동일한 서비스를 받았다면, 지금은 맞춤형 결과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덧붙여, 사용자들의 사이트 이용 패턴을 반영한 검색어 차트의 신설도 검토 중이다. 네이버는 급상승 검색어를 통해 ‘개인화’에 대해 말하고 있다.
개인화 트렌드는 삼성의 세탁기 및 건조기 상품인 ‘그랑데 AI’ 시리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랑데 AI는 ‘AI 습관기억’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사용자 패턴에 따른 세탁 코스를 기억한다. 덕분에 모든 사용자들은 자신에게 최적화된 세탁 · 건조 코스를 추천받을 수 있다.
이제는 ‘나’의 시대다. 각자의 관심사에 집중하고, 이를 표출하고자 하는 개인들이 모여 트렌드를 만든다. 과거에는 공동체 가치와 공동의 목표를 우선했다면, 지금은 개인화된 사람들의 관심사가 우선이다. 그리고 기업은 이를 반영해 소비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한다.
세상이 개인에 주목한다. 대중이 좀 더 높은 만족도를 느낄 수 있게, 서비스와 상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개인을 바라봐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대중의 믿음을 얻을 수 있고 팬을 확보할 수 있다. 개인은 단순히 세상을 구성하는 한 명이 아니다.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받는 주체임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한 이야기를 구현해야 한다.


 

  


 

 

집에서 즐기는 플렉스

프리미엄 홈술


‘홈술’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사회적 · 생활 속 거리두기를 하며 밖에서 먹는 술 한 잔이 부담스러워지자, 자신이 좋아하는 술을 집에서 즐기는 것이다. 각자 원하는 술을 들고 화상 앱에 접속해 마시는 ‘랜선 회식’도 등장했다. 그러다 보니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의 주류 매출이 상승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바로 ‘주종’이다. 위스키, 양주 같은 프리미엄 술들의 매출이 작년 대비 30% 이상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 프리미엄 술은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지갑을 여는 요즘 사람들의 ‘플랙스’ 소비 패턴을 반영한다. 아낄 곳은 확실히 아끼고 스스로를 위한 소비는 확실하게 한다. SNS를 중심으로 이러한 ‘플랙스’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두 번째, 접근성 해소다. 마시는 법을 알아야 할 것 같고 전문점에 가야만 구할 것 같았던 술들이 생활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유튜브에 검색만 해봐도 고급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프리미엄처럼 여겨지던 존재가 우리 생활 안에 들어온 것이다.
이런 사례는 커피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스페셜티 커피’가 대표적이다. 스페셜티 커피란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가 정한 기준에 따라 100점 중 80점 이상을 받은 고급 커피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요즘에는 편의점에도 종종 만나볼 수 있다. 덕분에 집에서도 나만의 프리미엄 ‘홈카페’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대중들은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과거보다 더 많아진 배경지식으로 기업을 마주한다. 이젠 기업도 제품의 정보를 제공하는 소통 채널을 만들고 이에 응답하는 대중들과 함께 브랜딩을 진행해야 한다. 이런 과정들이 기업의 이야기를 확산하고, 대중에게 다가가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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