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TALK TALK

7월의 TREND TALK TALK

글 _ 노준영 (디즈컬 편집장 겸 칼럼니스트)

 
1일 1깡

비의 '깡' 열풍

 

“1일 몇 깡 하세요?” 대세로 떠오른 비의 노래 ‘깡’에서 비롯된 말로, 하루에 몇 번 ‘깡’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안무를 따라 하는지 묻는 말이다. 시작은 조롱 섞인 댓글이었다. “빈틈없이 촌스럽고 끊임없이 어긋났으며 쉴 틈 없이 안타깝다” “이제부터 비급 감성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와 같은 댓글을 보고 재미를 느낀 사람들이 이를 캡쳐해서 각종 SNS로 옮겼다. 그러자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급등하고 음원 차트에서도 역주행의 기록을 썼다. 특히, 춤은 밈(meme)의 형태로 만들어져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밈이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짤’과 비슷한 개념으로 재미있는 순간을 캡처한 이미지나 짧은 영상을 말한다. 다소 불편할 법 한데도 비 스스로가 ‘1일 3깡’하고 있다고 유쾌하게 받아 치면서 깡의 인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기존 미디어 환경에서 콘텐츠가 확산되려면, 많은 노출과 인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뉴미디어 환경은 다르다. 대중이 스스로 콘텐츠를 확산한다. 재미있거나 흥미롭다고 생각하면 직접 퍼트리면서, 그 자체를 하나의 놀이로 즐긴다. 깡 열풍이 그러하다. 대중이 깡에게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한 것이다. ‘재미’를 소비의 기준으로 삼는 사람들을 ‘펀슈머’라고 부른다. 이들은 재미가 없으면 소비하지 않는다. 지금의 대중들이 그렇다.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소비한다. 그래서 지금의 홍보와 바이럴은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가진 콘텐츠가 어떻게 대중의 흥미를 끌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이를 본 대중들이 반응한다면, 예상 못 한 효과가 창출될 가능성이 크다. 잊지 말자. 새로운 콘텐츠 확산의 핵심 조건은 ‘재미’이다.




  


스스로에게 집중하라

슬로라이프

 

‘급할수록 돌아가라’란 말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이 말이 소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로 ‘슬로라이프’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대중들은 스스로의 건강을 돌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휴식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조금 넓게는 정신적인 여유까지 돌아보며, 건강한 삶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실제로 위메프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상추와 고추 모종의 판매는 전년 대비 각각 3,398%, 456%씩 증가했다. 콩나물 시루는 1,284% 증가했으며, 새싹 채소를 키우는 새싹 재배기 판매는 484% 증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해야 하는 뜨개질 용품의 판매도 크게 늘었다. 심지어 떡의 재료인 멥쌀가루, 떡

시루도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모두 느린 삶, 슬로라이프와 관련된 아이템들이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독 슬로라이프 관련 상품들이 큰 폭의 매출 상승을 보인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기업은 진정한 의미의 ‘웰빙’을 구현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내세워 대중들에게 건강의 가치를 전해야 한다. 우리는 너무 빨리 돌아가는 추세에 익숙해져 있었다. 빠른 속도에 지친 사람들이 ‘느림’을 택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조차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정보, 데이터 위주의 사회에서 감성 마케팅이 주목받는 아이러니처럼, 쉼 없는 시대에 느림을 말하는 역설은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과연 어떤 서비스와 상품을 이용해 어떤 방식으로 대중들에게 휴식을 선사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인 건강을 안겨줄 것인가? 이 과제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오리지널' 콘텐츠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성장

네이버웹툰이 북미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웹툰 북미 서비스의 월 평균 방문자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유료 이용자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1인당 결제금액은 2배 이상 성장했다. 이 같은 상승세를 기반으로 네이버는 미국 자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를 현지 본사로 정하고, 글로벌 사업 확장의 허브 역할을 맡겼다. 그야말로 ‘웹툰의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보다.

네이버웹툰이 이렇게 크게 성장한 데는 대표적으로 두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플랫폼 최적화다. 기존 웹툰 시장은 단순히 만화책을 웹용으로 바꾸는 작업에 불과했다. 플랫폼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아 고정 사용자들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네이버웹툰은 시작 단계부터 완전히 웹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웹툰’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고, 스낵컬처 시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두 번째는 오리지널 콘텐츠다. 오리지널 콘텐츠란 자체 제작이나 기획을 통해 해당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독점 콘텐츠를 말한다. 이는 곧 사용자들이 해당 플랫폼에 방문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 준다. 네이버웹툰은 이미 오래전부터 작가들과 동반 성장하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해왔다. 북미시장에서 주목받는 요소 중 하나도 바로 네이버웹툰을 방문해야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독점적인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같은 분야에서 경쟁하는 사업자들 속에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대중들에게 어필해야 한다. 그러니, 고민하라. 우리만의 이야기는 뭐가 있는지, 그리고 우리만의 서비스는 뭐가 있는지 말이다.





 

  

#산스타그램

등산복 대신 레깅스 


최근 2030을 중심으로 혼자 하는 등산을 뜻하는 ‘혼산’이 뜨고 있다. 2030의 아웃도어 의류 매출도 전년 대비 70% 가까운 매출 상승을 이뤄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 레깅스를 출시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400% 이상의 판매량 상승을 기록한 것이다. 기타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레깅스 판매량도 작년 대비 80%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아웃도어 대신 라이프 스타일 의류를 입고 산행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등산이 2030만의 새로운 트렌드로 바뀌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레깅스 판매량 증가는 SNS에서 확산되고 있는 ‘쇼오프’ 문화로부터 비롯됐다. 2030에게 SNS는 소통과 자랑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일상에서 좀 더 멋진 이미지로 소통하기엔 아웃도어보다 라이프 스타일 의류나 레깅스가 더 적합할 것이다. 누가 봐도 좀 더 감각적인 사진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더 힘을 얻고 있는 ‘가심비’ 트렌드도 한몫을 담당했다. 가심비란,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다. 가심비 관점에서 봤을 때, 등산복보단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레깅스가 더 경제적일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일상의 이야기가 담긴 콘텐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곳에 활용하면서 소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최고의 콘텐츠가 될 것이다. 소비 패턴은 늘 바뀐다. 그걸 리드하는 기업이 되려면 트렌드를 따라 움직이는 대중의 마음에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트렌드의 시대를 사는 대중은 기업에게 ‘실험정신’과 ‘과감함’을 원하고 있다.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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